오늘도 지저귀는 박쥐동굴

redbat.egloos.com

포토로그



[SHIROBAKO] 시간을 초월하여 이어지는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지저귐

참고: [SHIROBAKO]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이어지는 사람들

어제 <SHIROBAKO>(이하 <시로바코>) 관련 리뷰를 올렸는데, 만족스럽지 않던 참에 문득 새로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두 번째 감상을 올립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는 <시로바코>의 핵심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적어놓고도 이걸로는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 소재일 뿐이지 주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게 핵심이라면 앞으로 애니 제작을 다룬 애니는 전부 <시로바코>처럼 대성공해야 맞겠지요. 하지만 그럴 리는 없습니다. <시로바코>에는 그것 이상의 뭔가가 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시로바코>의 서두에 이미 제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로바코>의 시작은 주인공인 5명의 소녀들이 고등학교 시절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앞으로 계속 애니를 만들 것을 맹세하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 직후 어른이 되어 애니 업계에 뛰어든 시점부터 본편이 시작되고요. 그리고 각자 애니 업계의 일원이 되어 다 함께 하나의 애니를 완성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이것이 <시로바코>에 집중하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시로바코>는 애니 업계의 현재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이 아닙니다. <시로바코>는 '꿈'입니다. 과거에 꾸던 꿈을 현재에 와서 현실로 만들고, 그것을 미래까지 이어간다. 그래서 저는 제목에서 <시로바코>를 '시간을 초월한다'라고 썼습니다.

<시로바코>에는 '시간을 초월'하는 소재가 많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 동아리부터 이어진 주인공들, 오랜 역사를 지닌 제작사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2쿨로 넘어가며 일어나는 세대 교체. 고등학교 시절 고립무원으로 애니를 만들던 미야모리는 무사시노에 와서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체험하고 그 힘을 받습니다. 이데폰(이데온)의 전시를 보거나, 어릴 적 애니의 꿈을 심어준 안데스 처키를 만든 사람들을 직접 만나거나, 셀 애니메이션 시절의 자료를 직접 발굴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그렇게 얻은 힘을 현재의 역량으로 바꿔 나가고, 새롭게 애니 업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줍니다.

그래서 <시로바코>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어린 시절 혼자서 꾸던 꿈을, 어른이 되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과거부터 전해진 인연을 통해 얻은 힘으로 이루는 이야기.' 5명의 소녀들은 애니를 만드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은 그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꿈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몸담은 업계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과거에 먼저 노력해온 사람들의 힘을 합쳐 그들은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래에 새로 나타날 사람들의 힘과 합쳐지며 다음 꿈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애니를 만드는 것은 고된 일입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꿈이 있었기에, 그리고 똑같은 꿈을 함께 이루기 위해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고, 같은 꿈을 꿨던 사람들이 과거부터 존재했기에 우리는 애니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제작진이 전하고 싶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과거에 같은 꿈을 꾸던 누군가의 힘을 받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꿈에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좀 더 자신감을 갖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꿈에도요.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