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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탑> '아래'에서'위'를 향하는 이들 웹툰 지저귐

<신의 탑>은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소녀 라헬을 쫓기 위해 탑을 오르는 소년 '스물다섯번째 밤'의 여정을 다룬 네이버 웹툰입니다.

<신의 탑>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 그대로 '탑'입니다. 이 탑은 어느 땅 위에 서 있는 조형물이나 건물이 아니라 세계 자체입니다. 이 세계에는 '하늘'이 없습니다. 위에는 천장이 있을 뿐. 하지만 그 천장은 아래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천장이고, 그 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바닥입니다. <신의 탑>의 세계는 평등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위에는 누군가가 있고, 그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도 위가 있습니다.

그런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위'로 올라가기를 갈망합니다. '모든 것은 위에 존재한다.'라는 것은 <신의 탑>의 핵심을 꿰뚫는 말입니다. <신의 탑>의 등장인물들은 하나 같이 지금 자신의 위치보다 더 높은 자리를 꿈꾸고, 지금 자기 위에 있는 사람을 뛰어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자는 극소수 뿐입니다. 그리고 위로 갈수록 수는 줄어갑니다.  그런 철저한 격차 사회에서 작가는 위에 올라갈 자격이 있는 '강자', 혹은 '왕'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작중에서 꾸준히 질문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작중의 양대 축인 밤과 라헬의 대비는 흥미롭습니다. 밤은 다른 누군가에 대한 질투가 아니라 순수하게 자신의 강함을 필요로 하는 인물이며, 그런 올바른 자세를 지녔기에 꾸준히 강해집니다. 그러나 라헬은 자신의 강함을 추구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질투만으로 살아가며, 상대를 쫓는 대신에 상대를 끌어내립니다. 시험의 층에서 밤은 라헬을 쫓아 탑을 올라왔지만 라헬은 반대로 밤을 떨어트립니다. 둘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런 '위'와 '아래'만 존재하는 탑의 이야기인 <신의 탑>이지만, 그것만이라면 결코 깊은 이야기는 되지 못합니다. <신의 탑>의 또다른 키워드는 '비선별인원'입니다. 탑을 오르는 자들은 보통 관리자의 손으로 선별되어 뽑힌 '선별인원'이지만, '비선별인원'은 스스로 탑의 문을 열고 들어온 자들로서 탑의 법칙에서 벗어난 자들입니다. '탑'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다룬 <신의 탑>의 주인공이, '탑 바깥'의 존재인 '비선별인원' 소년 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은 <신의 탑>의 가장 흥미로운 점입니다.

또다른 비선별인원이며 종종 밤과 자주 비교되는 인물인 '우렉 마지노'는 탑의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는 인물입니다.  밤 역시 라헬의 영향을 받아 탑 바깥에 대한 동경을 얼핏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격차 사회', '경쟁 사회'인 '탑'이 아니라, 그것을 바꿔놓을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의 탑>의 주인공은 일단 밤이지만, 밤만 주인공인 건 아닙니다. 쿤, 왕난을 비롯해서 다양한 인물들이 주인공 위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서로 매우 다른 특징을 가졌지만 그들 전부의 공통점은 '탑을 바꾸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탑의 정상에 올랐을 때, 어떤 식으로 탑이 바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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