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07일
나와 호랑이님 감상

시드 노벨 이번 달 신작 '나와 호랑이님'을 오늘 막 다 읽었습니다.
전반적인 장르는 러브 코미디.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너무 왜곡되어서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하군요. 게다가 제가 아니더라도 다들 떠들고 난 뒤일테니, 그 이야기는 그냥 덮어둘랍니다. 난 괜히 논쟁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요.
전반적인 감상으로는, 문장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들간의 대화도 자연스러웠고, 개그도 웃어줄만 했습니다. 작중 전개 중에도 재밌는 부분이 많았는데, 특히 나래에게 랑이의 정체를 들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이런 장면에서 어쩐지 잘도 넘겨가곤 하는데, 그 때마다 '왜 저 따위 변명에 넘어가는 거야?'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게 불만이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래의 반응을 보면서 왠지 속시원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더 많이 기억납니다. 우선 특별히 '나쁜 점'은 없지만 특별히 '좋은 점'도 없는 시드 노벨 특유의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이 없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요소들을 적당히 내보냈다는 그런 느낌이요.
그 외에도 전체적인 구성에서 약간 문제가 있는데, 기승전결로 따지자면 '승' 부분이 너무 깁니다. 흥미진진한 시작을 해놓고는 그 뒤부터 질질 끌다가 갑자기 급전개라는 느낌이라, 중간부분에서 상당히 지루합니다. 일상 스토리가 나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그것도 좀 템포를 줘서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인데, 이 작품은 똑같은 패턴을 계속 반복하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미가 등장할 때까지 위험의 전조조차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그리 좋지 않군요. 아무튼 시리어스 전개가 닥치는 것이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캐릭터들도 조금 문제입니다. 다들 나쁜 애들은 아니고 나름 괜찮은데, 그리 강렬한 인상을 주질 못해요. 랑이가 그 중 나은 편입니다만, 그래도 딱하고 오는 감이 없네요.
일러스트는 소나기X소나기를 담당했던 영인 씨가 맡았는데요. 이 분 일러스트는 그림 솜씨는 최상급입니다만,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는 약간 아닌 것 같습니다. 캐릭터들이 미형이긴 한데 개성이 부족해요. 다들 길거리의 군중 사이에 섞어넣으면 못 찾을 것 같습니다. 랑이의 일러스트는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이지만, 나머지는 조금...
다만, 한복 디자인은 좋았습니다. 다들 잘 살려냈어요.
그런데 일러스트는 왜 하나같이 다 야릇한 타이밍에 들어가는 거지요. 도저히 남들 앞에서 꺼내 볼 수가 없잖아요. 이것이 자본주의인 것인가.
# by | 2010/12/07 23:56 | 라이트노벨 짤막 지저귐 | 트랙백 | 덧글(2)














